홍준표 "이준석 괜찮은 정치인" 호평에…'홍준표 총리론' 답한 이준석
4.10 총선에서 여당의 충격적인 참패 이후 보수 개편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‘케미’가 흥미롭다. 홍 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이준석 대표를 ‘괜찮은 정치인’이라고 호평하자 이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홍 시장을 추천하며 맞장구를 친 것이다. 두 사람 모두 윤석열 대통령에 맞선 ‘반윤석열’ 성향을 가진 데다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서 지지가 높다는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. 또한 두 사람 모두 차기 대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. 국민의힘 주류인 ‘친윤’ 세력과 각을 세우고 있는 두 사람이 보수 진영 개편 과정에 손을 잡게 될 지 주목된다.
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국민의힘의 제22대 총선 참패를 놓고 “용산만 목메어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당이 됐다”며 비판을 쏟아냈다.
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. 연합뉴스 |
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“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너 살아난 이 당을 깜도 안 되는 황교안이 들어와 대표 놀이 하다가 말아먹었고, 더 깜도 안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 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었다”고 적었다.
이어 “우리가 야심 차게 키운 이준석도 성 상납이란 어처구니없는 누명을 씌워 쫓아내고, 용산만 목 매어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당이 됐다”고 지적했다.
이에 앞서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‘청년의 꿈’에 이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.
한 시민이 ‘시장님께서 이준석이 지역구로 당선될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그걸 깨버리고 당선된 이준석도 시장님 말씀대로 참 영악하다’고 하자 홍 시장은 답글에 “그래도 괜찮은 정치인이다. 당선을 축하한다”고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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홍준표 대구시장. 대구시 제공 |
홍시장이 이준석 대표를 높이 평가하자 이 대표는 ‘홍준표 총리론’으로 화답했다.
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사의를 표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으로 홍준표 대구시장을 제안했다.
이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“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적어도 국민 앞에 털털하고 솔직하고 과단성 있을 줄 알았던 대통령이 무슨 일이 생기면 하릴없이 숨어서 시간만 보내면서 뭉기는 것”이라며 “고구마 100개 먹은 듯한 정권에 그나마 젊은층이 관심을 가지려면 한 총리의 후임 총리부터 화끈하게 위촉해야 한다”고 적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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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·10 총선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. 뉴스1 |
이어 “젊은층에게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준표 시장을 총리로 모시고 국정의 상당 부분을 나눠 맡는 것도 방법”이라며 “이번 총리 인선을 잘 해내지 못하면 정권에 대한 기대치는 더 급속히 가라앉을 것”이라고 내다봤다. 그러면서 “남은 3년을 잘 버티려면 홍 시장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”고 덧붙였다.